6/16/2026
IPA 맥주를 증류해 위스키와 섞었다 — 크래프트브로스 '이파 김포김·이파 김포포' 완전 소개
IPA 맥주를 증류해 위스키와 섞었다 — 크래프트브로스 '이파 김포김·이파 김포포' 완전 소개
서론 — 맥주를 증류해서 위스키에 섞는다고요?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좋아하는 크래프트 맥주의 향을 그대로 위스키로 마실 수 있다면?' 홉 특유의 시트러스향, 열대과일 향, 은은한 쓴맛이 캐스크 숙성을 거쳐 위스키의 깊이와 만난다면 어떤 맛이 날까요. 국내 한 양조장이 그 질문에 실제 제품으로 답을 내놨습니다.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크래프트브로스(Craftbros)가 2026년 6월 9일, 한정판 스피릿 '이파 김포김(IPA Gimpo Kim)'과 '이파 김포포(IPA Gimpo Po)'를 출시했습니다. 이 두 제품은 크래프트브로스가 자체 양조한 IPA 맥주를 증류한 뒤 버번 캐스크에서 2년 6개월 이상 숙성시킨 IPA 증류주를 베이스로 삼고, 여기에 같은 김포의 김창수위스키증류소에서 만든 국산 싱글 몰트 위스키 원액을 혼합한 제품입니다. IPA 증류주와 국산 싱글 몰트 위스키를 블렌딩해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두 제품의 탄생 배경, 스펙 비교, 예상 풍미, 크래프트브로스의 이력까지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국산 위스키에 관심 있는 분, 크래프트 스피릿 애호가라면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본론 1 — 크래프트브로스는 어떤 브랜드인가
IPA 맥주로 이름을 알린 김포의 브루어리
크래프트브로스는 2014년 경기도 김포에 설립된 크래프트 양조장입니다. 창업자 강기문 대표는 아름다운 라이프 매거진 사진과 홉 풍미가 살아있는 뉴잉글랜드 IPA를 결합해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원더 페일에일', '슈퍼 IPA', 라이프 시리즈 등은 크래프트 맥주 팬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제품들입니다.
개인적으로 크래프트브로스 맥주를 처음 접한 건 2~3년 전 보틀샵에서였습니다. 화려한 LIFE 매거진 표지를 패러디한 캔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맛을 보니 헤이지 IPA 특유의 과즙 같은 시트러스향이 인상적이었죠. 그 양조장이 위스키까지 만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맥주 잘 만드는 곳이 증류까지 한다면 기대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파 시리즈를 보면서 그 기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2023년부터 증류로 영역 확장, 글로벌 수상까지
크래프트브로스는 2023년부터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를 시작하며 '브루스틸러리(Brewstillery, 브루어리+디스틸러리)'로 진화했습니다. 국내에서 맥주와 위스키를 동시에 생산하는 사실상 유일한 형태의 크래프트 시설입니다. 특히 IPA를 증류해 캐스크에서 숙성한 'IPA 뉴본(IPA Newborn)'은 전통 위스키 제조 방식에 혁신적 해석을 더한 제품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세계 스피릿 대회(SFWSC)는 2000년 창립 이래 전 세계 주요 증류소와 크래프트 브랜드가 출품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경연대회입니다. 더블 골드를 받은 제품들 중 심사위원단 전원의 만장일치로만 선정되는 '베스트 오브 클래스'를 한국 증류소가 받은 것은 당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크래프트브로스는 설립 이후 최단기간에 이 영예를 안으며 한국 위스키 산업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본론 2 — 이파 김포김 vs 이파 김포포: 두 제품 완전 비교
공통 제조 방식 — IPA 증류주 × 김창수 싱글몰트의 만남
두 제품은 동일한 베이스에서 출발합니다. 크래프트브로스가 자체 양조한 IPA 맥주를 증류한 뒤 버번 캐스크에서 2년 6개월 이상 숙성시킨 IPA 증류주가 그 기반입니다. 여기에 불과 김포 인근, 즉 같은 김포 땅에서 만들어진 김창수위스키증류소의 싱글 몰트 위스키 원액을 혼합합니다. IPA 증류주와 국산 싱글 몰트 위스키를 블렌딩해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 사례입니다.
두 제품의 차이는 블렌딩에 사용된 김창수 위스키 원액의 숙성 캐스크에 있습니다. 어떤 캐스크에서 숙성했느냐에 따라 풍미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스펙 한눈에 비교
| 항목 | 이파 김포김 | 이파 김포포 |
|---|---|---|
| 제품명 | IPA Gimpo Kim | IPA Gimpo Po |
| 베이스 | 크래프트브로스 IPA 증류주 (버번 캐스크 2년 6개월+ 숙성) | |
| 블렌딩 원액 | 김창수위스키증류소 싱글 몰트 위스키 | |
| 위스키 원액 캐스크 | 스패니시 뉴 오크 | 스페인 리오하 레드 와인 |
| 위스키 숙성 기간 | 4년 6개월 | 4년 6개월 이상 |
| 알코올 도수 | 55.7% | 54.8% |
| 용량 | 500ml | |
| 출시 형태 | 한정판 스피릿 | |
| 생산사 | 크래프트브로스 (Craftbros) | |
본론 3 — 예상 풍미 분석: 어떤 맛일까
'이파 김포김' — 오크와 스파이스가 지배하는 드라이한 구조
스패니시 뉴 오크(Virgin Oak) 캐스크는 위스키 업계에서 풍미를 가장 빠르고 강하게 주입하는 캐스크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번을 담은 적이 없어 기존 캐스크 특유의 잔향이 없고, 새 오크 자체의 타닌과 바닐린 성분이 원액에 강하게 배어듭니다. 4년 6개월이라는 숙성 기간 동안 한국의 큰 연교차를 거치면서 오크 추출이 가속화됐을 것입니다.
IPA 특유의 홉 향에서 비롯된 시트러스·망고 기운, 그 위로 뉴 오크의 바닐라·코코넛, 스파이시한 계피와 정향. 배경엔 김창수 몰트 고유의 피트 뉘앙스가 은은하게 깔림.
55.7%의 도수답게 첫 인상은 묵직하고 드라이합니다. 오크 타닌이 충분히 지지대를 만들어주고, 그 위에 스파이시한 질감과 홉의 쓴맛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열대과일과 건자두의 달콤함도 중반에 등장.
오크의 드라이한 타닌이 길게 남고, 홉에서 오는 쓴맛이 피니쉬를 또렷하게 마무리합니다. 스카치 몰트 위스키와는 다른, IPA 특유의 독특한 여운이 기대됩니다.
높은 도수와 강한 오크 때문에 소량의 가수(물 몇 방울)를 권합니다. 혹은 큰 얼음 하나. 텀블러보다는 향을 모아주는 글렌케언 잔이 잘 어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파 김포포' — 붉은 과일과 홉의 산뜻한 공존
리오하(Rioja)는 스페인 북부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산지입니다. 주로 템프라니요 품종으로 만드는 리오하 레드 와인은 체리·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 향과 약간의 가죽·흙 뉘앙스로 유명합니다. 이 와인을 담았던 캐스크에서 4년 6개월 이상 숙성된 싱글 몰트 위스키 원액은 그 붉은 과일 캐릭터를 충분히 흡수했을 것입니다.
IPA 베이스의 시트러스·열대과일(패션프루트, 망고) 위로 리오하 캐스크의 체리·라즈베리·건자두가 겹쳐집니다. 김창수 몰트 특유의 구수하고 약간 피티한 배경향이 이 화사함을 잡아줍니다.
54.8%지만 와인 캐스크 특성상 '이파 김포김'보다 부드럽게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트러스의 산뜻함과 붉은 과일의 달콤함이 조화롭게 펼쳐지고, 몰트의 묵직한 무게감이 중반부터 구조를 잡아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붉은 과일의 달콤쌉쌀함이 여운으로 남고, IPA 홉의 쓴맛이 피니쉬를 또렷하게 마무리합니다. 와인 캐스크의 타닌이 적당히 수렴성을 더해 드라이하게 끝납니다.
니트로 마시면 복합적인 과일향을 가장 잘 즐길 수 있습니다. 얼음 없이 상온에서 15분 열어둔 뒤 천천히 시음하는 것을 권합니다. 스모키 보드 찬과 함께하면 궁합이 좋을 듯합니다.
본론 4 — '김포'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
두 브랜드가 같은 땅에서 만나다
이 제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제품명 자체에 있습니다. '이파 김포김'과 '이파 김포포' — 두 제품 모두 '김포'를 공유합니다. 크래프트브로스는 김포에 본사와 증류소를 두고 있고, 김창수위스키증류소 역시 경기도 김포 통진읍에 위치합니다. 두 브랜드가 같은 김포 땅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제품명으로 표현한 셈입니다.
뒤에 붙은 '김'과 '포'는 각각 블렌딩된 위스키 원액의 캐스크 특성에 따라 나눈 이름으로 읽힙니다. '김(Kim)'은 뉴 오크(스패니시 오크)에서 온 진하고 강한 캐릭터, '포(Po)'는 리오하 와인 캐스크에서 온 붉고 과일 향 풍부한 캐릭터를 각각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름 자체가 두 제품의 성격을 대비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딩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IPA 베이스 위스키, 세계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나
IPA를 증류해 위스키 스타일로 만드는 시도는 이미 해외에서 일부 증류소들이 진행해왔습니다. 미국의 샤베이(Charbay) 증류소가 홉을 활용한 위스키로 유명하고, 스코틀랜드에서도 몇몇 소규모 증류소들이 맥주 맥아 기반의 독특한 원액 실험을 지속해왔습니다. 그러나 IPA 증류주와 별도 증류소의 싱글 몰트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해 하나의 스피릿으로 상용화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입니다.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드문 형태의 접근입니다.
본론 5 — 어디서 살 수 있나: 구매 정보
판매처와 가격
이파 김포김과 이파 김포포는 2026년 6월 9일부터 구매가 가능합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만큼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니 서두르는 것을 권합니다.
데일리샷 스마트오더는 전국 가맹 주류 매장에서 픽업하는 방식이라, 직접 매장을 찾아가기 어려운 분들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롯데면세점에서도 판매된다는 점은 해외 여행객이나 면세 구매를 활용하려는 분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한정판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크래프트브로스는 소규모 증류소로, 한정된 생산 설비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입니다. 앞서 출시된 IPA 뉴본이나 싱글 몰트 뉴본 시리즈 역시 빠르게 소진된 바 있습니다. 이번 이파 시리즈 역시 물량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출시 당일 데일리샷 앱이나 구매 가능 매장을 미리 확인해두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결론 — 이것은 단순한 위스키가 아니다
📝 총평 및 추천 이유
이파 김포김과 이파 김포포는 단순히 "새로운 한국 위스키가 나왔다"는 맥락을 넘어서는 제품입니다. IPA 맥주를 증류하고, 버번 캐스크에서 2년 6개월 이상 숙성한 뒤, 4년 6개월의 시간을 캐스크 안에서 보낸 국산 싱글 몰트 위스키와 블렌딩한다 — 이 과정 자체가 크래프트 주류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시도입니다. 세계 최대 주류 경연대회에서 베스트 오브 클래스를 받은 증류소가 국내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 원액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스키 애호가라면 눈길을 줄 이유가 충분합니다.
두 제품 중 오크의 스파이시함과 구조감을 좋아한다면 이파 김포김이, 과일향 중심의 화사하고 산뜻한 스피릿을 선호한다면 이파 김포포가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두 제품을 나란히 비교하며 마시는 경험도 충분히 가치 있을 것입니다.
한 줄 요약: "맥주와 위스키의 경계를 허문, 김포산 크래프트 스피릿의 국내 최초 실험."
앞으로 기대되는 것들
크래프트브로스는 김포에서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속 수상이라는 성과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파 시리즈는 그 성장 서사의 중간 챕터일 뿐입니다. IPA 뉴본 시리즈가 연차별 빈티지로 계속 출시되고 있고, 이번처럼 외부 협력을 통한 블렌딩 제품도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K위스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크래프트브로스의 다음 행보를 눈여겨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 서울경제TV — 크래프트브로스, 김창수위스키 블렌딩 '이파 김포김·이파 김포포' 출시 (2026.06.09)
· 서울경제TV — "맥주 넘어 위스키까지"…크래프트브로스, 韓 주류 글로벌 경쟁력 이끌다 (2025.11.17)
· 이데일리 — 크래프트브로스, SFWSC 베스트 오브 클래스 수상 (2025.11.14)
· 88Bamboo — Taste Testing Craftbros IPA Newborn 2024
· 크래프트브로스 공식 인스타그램 — @craftbros_brewing
